유동성 둔화가 하락 압박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기조가 완화 국면에서 점진적 관리 국면으로 이동하면서 비트코인(BTC)을 포함한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하락 압력이 이어지고 있다.경제학자이자 비트코인 옹호론자인 린 알든(Lyn Alden)은 8일 투자 전략 뉴스레터를 통해 연준이 자산 가격을 급격히 끌어올리는 양적 완화가 아닌 점진적인 화폐 공급 확대 국면에 진입했다고 9일 분석했다. 그는 연준이 총 은행 자산이나 명목 국내총생산과 유사한 속도로 대차대조표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알든은 이러한 정책 기조가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긴 하지만 과거와 같은 강한 자산 랠리를 만들지는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고품질의 희소 자산을 선별적으로 보유하는 전략이 중요해지는 국면이라고 덧붙였다.
연준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최근 비트코인 가격 조정과 맞물려 있다. 비트코인은 최근 10만 달러를 웃돌던 고점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해 칠만 달러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된 점이 위험자산 전반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CME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3월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비율은 약 20%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이전보다 낮아진 수치다. 제롬 파월(Jerome Powell)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최근 회의에서도 인플레이션과 고용 위험이 동시에 존재한다고 언급하며 명확한 완화 신호를 제시하지 않았다.
이러한 거시 환경 속에서 암호화폐 산업 내부의 구조 변화도 가속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8일 인터뷰에서 톰 파를리(Tom Farley) 불리시(Bullish) 최고경영자는 암호화폐 산업 전반에서 대규모 통합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그는 과거 전통 금융 거래소 업계에서 나타났던 통합 흐름이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를리는 고평가된 기업 가치가 조정을 받으면서 사업 기반이 약한 프로젝트들이 대형 기업에 흡수되거나 정리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시장 하락 국면이 산업 재편을 촉진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코인 가격 조정을 단기 악재라기보다 통화정책 전환과 산업 성숙이 동시에 진행되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유동성이 제한된 환경에서는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지만 동시에 암호화폐 산업 전반의 구조가 정제되는 단계로 접어들 수 있다는 평가다.
정하연 기자 yomwork8824@blockstree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