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톺아보기]“블록체인을 연결하다”…퍼블릭 플랫폼 ‘아이콘’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1-08-11 11:13 수정 2021-08-11 11:13

루프체인 기술로 블록체인 연결…초연결‧분산화 네트워크 지향
결제, 거래 등 플랫폼에서 디앱 생성 가능…최근 DID 사업 집중
본연 퍼블릭 블록체인 지향점 상실…디앱‧트랜잭션 없어 한계도

[프로젝트 톺아보기]“블록체인을 연결하다”…퍼블릭 플랫폼 ‘아이콘’
아이콘은 서로 다른 네트워크 및 블록체인을 연결해 국가간 경계를 넘어 초연결성을 갖는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ICO(가상자산공개) 이후 한국 가상자산 시가총액 1위를 기록할 만큼 많은 관심을 받았으나, 최근 사업 행보에선 퍼블릭 블록체인 본연의 목표를 잃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가상자산 가격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아이콘의 시가총액은 약 7억2380만 달러(한화 8300억원) 규모로 가상자산 순위 99위에 자리해있다. 24시간 거래량은 5500만 달러(한화 715억원) 수준이며, 개당 최고가는 12.64달러, 최저가는 0.10달러다. 총 공급량은 현재 약 8억개이며 유통공급량은 약 6억5500만개다.

아이콘은 아이콘루프가 기술 개발에 참여했으며 대표이사는 김종협이다. 2016년 5월 더루프라는 이름으로 설립됐으며 2018년 9월 회사명을 아이콘루프로 변경했다.

아이콘은 2017년 9월 스위스에서 ICO를 진행, 15만개의 이더리움을 유치했다. 당시 이더리움 가격이 30만원대 인 것을 감안하면 약 450억원의 자금을 유치한 셈이다. 2019년에는 한국 가상자산 시가총액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아이콘은 서로 다른 블록체인을 연결하는 ‘인터체인’ 알고리즘을 사용했다. 인터체인은 각각 다른 블록체인 기술, 서비스 등을 연결해주는 기술을 말한다. 이러한 연동에 사용되는 가상자산이 아이콘코인(ICX)다.

현재 블록체인 기술은 보험, 은행, 병원, 학교, 기업 등 다양한 곳에서 각기 다른 네트워크를 사용하고 있다. 아이콘은 이 각각의 네트워크를 독자 개발한 블록체인 엔진 ‘루프체인’을 통해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각각의 네트워크 및 커뮤니티들이 분산화된 상태를 유지하면서도 국가의 경계를 넘어서 초연결성을 갖는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목표가 현실화될 시 각국의 투자자들은 별도의 절차 없이 애플, 삼성 등 주식을 구매할 수 있으며, 보험사와 병원은 보다 빠르게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각 주체들은 데이터 제공의 대가로 아이콘코인을 보상으로 받는다.

이처럼 아이콘은 중앙집중화된 연결에서 벗어난 분산화된 연결을 지향한다. 이뤄지는 거래는 커뮤니티 네트워크 자체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 탈중앙화 성격으로 인해 커뮤니티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할 수 있으며, 불필요한 중개자의 개입을 최소화해 수수료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이 프로젝트는 금융, 의료, 공공 등 각 영역별로 구성된 커뮤니티와 이들이 연결될 수 있도록 창구 역할을 하는 커뮤니티 대표(C-Rep)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앞서 언급한 루프체인 기술로 연결된다.

루프체인에서 지원하는 스마트 계약 플랫폼은 아이콘루프가 자체 개발한 스코어(SCORE)다. 스코어는 파이썬 등 개발 친화적 언어를 통해 상대적으로 쉽고 자유롭게 개발환경을 구성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또 블록체인 프로세스와 별도로 실행되기 때문에 스마트 계약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기본 블록체인 프로세스는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아이콘의 활용 사례로는 지난 2017년 ‘금융투자업권 블록체인 컨소시엄’이 개발한 공동 인증 시스템 ‘체인아이디’를 꼽을 수 있다. 같은해 보험업권 블록체인 컨소시엄에서는 국내 주요 보험사, 의료기관, 의료 IT 기업들과 함께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최근에는 분산신원증명(DID)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이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신원인증 앱 ‘쯩’을 출시했으며, 올해 5월에는 자체 DID 플랫폼 ‘마이아이디’를 기반으로 이용자 DID를 발급하고 신원인증 데이터를 저장 및 제출하는 ‘마이아이디 월렛 플랫폼’을 출시한 바 있다.

또 지난해 8월 신한은행과 국내 최초로 금융권 DID 서비스를 상용화한 데 이어, 지난 9일에는 농협 계좌를 가진 고객을 대상으로 DID 실명인증 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

다만 아이콘이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을 표방하고 있으나 금융권 및 지방자치단체 등의 프라이빗 블록체인으로만 사용되면서 본래의 취지를 잃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아이콘 기반의 디앱이 거의 없고 거래도 이뤄지지 않아 보상으로 아이콘을 받는다 해도 쓸 곳이 없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김수민 기자 k8sil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