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베이스, 美 SEC에게 피소된 가운데 '러브콜' 받아
홍콩 의원 "쾌적한 거래소 운영 환경과 발전 도울 것"
홍콩이 미국 규제당국의 탄압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 최대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러브콜'을 보냈다.
홍콩 입법회 의원과 중국 경제협상회의 의원을 역임하고 있는 우제좡 의원은 11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코인베이스에게 홍콩행을 권유했다.
그는 "코인베이스를 포함해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들에게 환영 의사를 밝힌다"며 "홍콩은 쾌적한 거래소 운영 환경과 동시에 발전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제공할 예정이며 언제든 문의를 환영하는 바이다"고 서술했다.
# 美 규제당국의 거래소 옥죄기, '엑소더스' 만드나?
우제좡 의원의 코인베이스를 향한 구애는 미국 규제당국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를 필두로 대형 거래소들에 대한 탄압을 본격화한 가운데 이뤄져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주 6일(현지시간), SEC는 코인베이스를 증권법 위반 혐의로 공식 기소했다. SEC가 코인베이스에 제기한 공식적인 혐의는 미등록 증권 거래를 주선했다는 혐의다. 증권 규제당국인 SEC에 정식 증권 거래소로써 등록하지 않은 채 미등록 증권 거래를 알선하는 브로커 역할과 함께 청산 및 수탁 기관으로 활동해왔다는 것.
코인베이스에 대한 기소는 SEC가 5일(현지시간) 미등록 증권 판매, 거래 알선, 고객 자금 혼합 등 총 13건의 혐의로 바이낸스를 기소한 후 연달아 이루졌다.
미국 규제당국의 거래소 압박은 올해 본격적으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올해 2월, SEC가 크라켄이 제공한 스테이킹 서비스를 증권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며 3000만달러(한화 약 379억원) 벌금형과 스테이킹 서비스 중단을 명령한 데 이어 미국 뉴욕주 역시 쿠코인을 미등록 증권 판매 혐의로 기소했다.
미국 법무부(DOJ)는 지난 달 엄격한 불법 자금 단속을 강조하며 미국 내 거래소 단속 강화에 나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SEC가 미국 최대 거래소와 미국에서 활동 중인 세계 최대 거래소 코인베이스와 바이낸스를 기소하며 선봉에 서는 모습을 보인 것.
# 2021년의 지형 변화, 이번에는 반대로?
이 가운데 이번 달 본격적으로 암호화폐 시장을 다시 재개방한 홍콩이 코인베이스에 러브콜을 보낸 것이다.
미국 규제당국이 엄격한 규제 문제로 거래소들의 '엑소더스'를 야기하는 가운데 홍콩이 옹호적인 스탠스를 보이며 거래소들을 품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
홍콩은 올해 시장 재개방을 준비하는 가운데 중국 정부의 든든한 지원까지 받기 시작했다.
블룸버그는 2월, 중국 정부 관리들이 홍콩을 수차례 드나들며 홍콩 규제당국과 논의에 나선 사례들을 지목하며 홍콩이 중국 정부가 계획한 암호화폐 이니셔티브의 출발지라는 뉴스를 보도했다.
코인베이스는 명실상부 미국 최대 거래소다. 코인베이스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4월 코인게코 보고서 데이터 기준 약 75%를 기록했다.
코인베이스를 향한 러브콜은 사실상 규제 문제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 소재 거래소들을 향한 러브콜로 해석될 수 있다.
이와 같은 현상에 2021년 발생했던 암호화폐 시장의 지형 변화가 고스란히 반대로 일어나고 있다는 해석이 덧붙여지고 있다.
2021년 중국 정부의 전면적인 암호화폐 금지 조치에 채굴장을 포함해 중국에 위치해있던 암호화폐 자금은 미국, 러시아, 카자흐스탄으로 이동된 바 있다.
권승원 기자 k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