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라자루스' 돈세탁 제공 혐의 받아
특별지정 제재대상 목록 추가 및 체포
미국 재무부가 암호화폐 세탁 등에 활용되는 암호화폐 '믹서' 기업 토네이도 캐시 창업자들을 상대로 추가 제재를 가했다.
24일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23일(현지시간) 토네이도 캐시의 공동 창업자 중 한명인 로만 세메노프를 미국 개인 및 기업과 거래를 금지시키는 특별지정 제재대상(SDN) 목록에 추가했다고 발표했다.
또 다른 공동 창업자인 로만 스톰은 같은 날 워싱턴 주 연방수사국과 국세청 범죄수사부에 의해 체포됐다.
이번에 공개된 기소장에 따르면 이들에게 적용된 혐의는 자금세탁을 비롯해 제재 위반, 무면허 송금 사업 운영 등이다.
세 번째 공동 설립자인 알렉세이 페르트세브는 지난해 8월 자금세탁 혐의로 네덜란드에서 체포됐으며, 이번 조치에서 언급되지 않았지만 토네이도 캐시 관련 혐의로 재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암호화폐 믹싱은 암호화폐 거래 시 다른 거래 내역과 뒤섞고, 시간을 두고 여러 월렛으로 쪼갰다가 다시 합치는 방식을 통해 거래 내역을 추적을 어렵게 만드는 기술이다.
미 재무부는 토네이도 캐시가 지난 2019년 설립된 이후로 70억달러(한화 약 9조2603억원)가 넘는 암호화폐 자금 세탁에 관여했다고 주장해 왔다.
특히 북한 당국의 후원을 받는 해킹 조직 '라자루스'가 탈취한 4억5500만달러(한화 약 6019억1950만원) 상당의 암호화폐 돈세탁에도 토네이도 캐시가 사용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국 재무부의 토네이도 캐시에 대한 조치가 암호화폐 악용을 막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 의견도 있지만, 법적 권한 이상으로 과한 제재를 내렸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지난해 8월 암호화폐 연구 비영리 기관 코인센터는 토네이도 캐시 제재와 관련해 미국 재무부 및 OFAC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코인센터는 "미 재무부와 OFAC이 법적권한을 넘어섰다"면서 "스마트 컨트렉트는 제재 주체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조치는 미국인에게 이러한 툴과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안 된다고 경고하는 메시지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미국 암호화폐 로비그룹 블록체인협회도 코인센터 측에 유리한 의견서인 아미쿠스 브리프를 제출하기도 했다.
크리스틴 스미스 블록체인 협회 최고경영자(CEO)는 "토네이도 캐시가 단순한 도구일 뿐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불법행위자를 포함한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서비스를 처벌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블록체인 기술의 책임감 있고 합법적인 사용을 지지한다"며 "규제 조치는 불법적인 목적을 가지고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는 불법 행위자만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호철 기자 shinh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