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약세장 속 '주도권' 싸움 본격화돼
거대 금융 기관의 암호화폐 생태계 장악 우려
"암호화폐 탈중앙화 정신 훼손될 수 있어"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맥스(BitMEX)의 공동 창업자이자 전 최고경영자(CEO) 아서 헤이즈가 전통금융 기업이 암호화폐 시장의 주도권을 쥐려한다고 시사했다.
아서 헤이즈는 24일 '연 또는 보드(Kite or Board)'라는 제목의 미디움 글을 통해 암호화폐 약세장 속에서 전통금융 기업들의 참여로 암호화폐 시장 '주도권' 싸움이 격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헤이즈는 '크립토 윈터(암호화폐 침체기)' 시기에 전통 금융 기업이 암호화폐 산업으로 뛰어드는 이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암호화폐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이 시장의 주도권을 누가 소유하냐가 핵심"이라며 "암호화폐와 관련된 은행 및 자산 관리자 등의 경쟁자가 몰락하자마자 전통 금융 대기업이 암호화폐에 관심을 갖게된 이유에 집중하라"고 말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에 대한 유일한 '해독제'인 암호화폐가 그들의 통제하에 있는지 경계해야 한다"며 "펀드 매니저들은 암호화폐 금융 수익을 위해 명목화폐를 쉽게 팔 수 있게 해주는 창구로서 투자자로 하여금 엄청난 수수료 수익을 얻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헤이즈는 전통 금융 기관과 규제 기관이 암호화폐 산업을 기업 금융 구조 내에 가둘 수 있으며,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암호화폐 채굴 산업뿐 아니라 생태계 전반을 장악하려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조 달러치의 암호화폐가 전통 금융 자산에 묶여있는 상황에서 비트코인(BTC)의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의 정신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블랙록의 자산 중앙화에 집중하는 래리 핑크 블랙록 CEO는 탈중앙화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헤이즈는 마지막으로 블랙록과 같은 자산 운용사가 프라이버시 강화나 검열 저항과 같은 비트코인 정신을 헤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블랙록, 뱅가드, 피델리티 등의 자산 운용사들은 상장된 암호화폐 채굴 기업의 지수를 추적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서둘러 출시할 것"이라며 "채굴자들은 이러한 거대 자산운용사가 대규모 의결권을 행사하며 경영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사실을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호철 기자 shinh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