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리쉬·피겨테크놀로지·프루프그룹 등 FTX 인수 타진
겐슬러 "법 테두리 안에서 영업한다면 정상 운영될 것"
"현행 증권법으로도 암호화폐 규제 충분히 가능" 언급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지난해 파산했던 암호화폐 거래소 FTX가 새로운 주인을 만난다면 충분히 정상적인 거래를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겐슬러 위원장은 8일 DC 핀테크 위크 행사장에서 CNBC와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FTX의 인수 문제를 두고 여러 업체가 경쟁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FTX의 새 주인이 현행 실정법을 준수한다는 점을 전제한다면 정상 운영 재개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재 법정관리 상태에 놓여있는 FTX는 암호화폐 거래소인 '불리쉬', 핀테크 스타트업 '피겨테크놀로지스', 암호화폐 관련 벤처캐피탈 '프루프그룹' 등 세 곳이 인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FTX의 법정관리는 내년에 종료될 예정이다.
특히 불리쉬의 경우 톰 팔리 전 뉴욕증권거래소 회장이 직접 이끌고 있어 증시를 호령했던 왕년의 거물이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펼칠 것인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겐슬러 위원장은 "누구든 FTX의 새 주인이 되고 싶다면 현행 실정법의 테두리 내에서 영업을 하라고 말할 것"이라며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공시 의무를 이행해야 하며 고객과 거래를 진행하면서 혼란을 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겐슬러 위원장은 암호화폐에 대한 새로운 규제 도입에 대해 선을 그으며 기존 증권법을 통해서도 암호화폐 관련 규제가 가능하다는 의견을 표했다.
그는 "현행 증권법은 오랜 세월에 걸쳐 다양한 방식으로 검증된 법률인 만큼 암호화폐 시장에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자본시장 내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증권법을 준수하지 않고 불법적인 곳에 암호화폐를 쓰는 이들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현재 많은 이들이 국제적인 경제 제재와 자금세탁 방지법을 준수하지 않고 악의를 품고 암호화폐를 사용하고 있다"며 "적어도 미국에서 사업을 하는 기업이라면 반드시 법을 지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백현 기자 andrew.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