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위 거래소도 안심할 수 없다?…바이낸스, 각종 의혹에 '흔들'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2-12-14 10:20 수정 2022-12-14 13:22

시장에 번진 FUD가 만들어낸 '뱅크런'…USDC 인출 한 때 중단
BUSD·BNB, 내상 깊어…달러 디페깅 길어지면 문제 커질수도
자오 창펑 "대규모 인출은 그저 스트레스 테스트" 애써 너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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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낸스는 14일 오전 2시경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USDC의 인출이 정상적으로 이뤄진다고 밝혔다. USDC 인출 중단 소식을 밝힌 지 약 8시간 만의 일이다.

#바이낸스 둘러싼 의혹에 투자자들 "리스크 피하자" 심리 발동

바이낸스의 갑작스러운 대규모 USDC 인출은 바이낸스와 CEO인 자오 창펑을 둘러싼 갖가지 루머 때문이다. 앞서 12일 로이터 통신은 미국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 - Public Company Accounting Oversight Board)의 수석 감사인의 바이낸스 준비금 증명 보고서 검토 결과를 토대로 바이낸스의 재무 상태가 생각보다 매우 허술하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바이낸스가 주장했던 바와 달리 바이낸스의 부채가 보유 자산 보다 3% 많다는 점을 근거로 재무 건정성에 관한 바이낸스의 주장이 매우 허술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바이낸스가 API 키 도난으로 인한 해킹 의혹도 바이낸스를 곤혹스럽게 했다. 특정 토큰들이 바이낸스에서 수상한 거래가 감지된 것을 토대로 바이낸스가 해킹을 당했다는 루머가 퍼진 것이다. 이 후에도 로이터 통신은 바이낸스가 자금 세탁 혐의를 포함한 각종 범법 혐의로 미국 법무부(DOJ)로부터 피소위기에 처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 루나·FTX 사태가 바이낸스 파산 공포 키워

바이낸스와 자오 창펑 CEO를 둘러싼 여러 의혹들에 대규모의 거래소 자금 인출이 이어졌다. 실제 13일 하루 동안 대규모 자금이 이더리움과 바이낸스 체인을 통해 유출됐다. 현재까지 확인된 금액만 약 20억 달러의 이더리움 기반 토큰을 비롯해 최소 약 52억 달러의 USDC가 인출 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낸스는 USDC 인출에 대응하기 위해 자체 발행 스테이블코인 BUSD를 매도했고, 이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USDC 인출 중지 사태가 연출되기도 했다.

# 바이낸스, 인출사태 빠르게 진화…끝나지 않은 상처

바이낸스가 USDC 인출을 재개하며 바이낸스를 둘러싼 큰 공포는 잠시 일단락된 상태다.

하지만 연이어 제기된 바이낸스에 대한 의혹으로 시작된 투자자들의 의심은 BUSD와 바이낸스 코인(BNB)에 막대한 피해를 남겼다.

이 사태로 BUSD는 달러 연동성이 깨졌다. 현재까지 '디페깅' 현상은 이어지고 있다. 14일 오전 9시 코인마켓캡 기준 BUSD는 0.99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바이낸스 코인도 하루만에 5% 넘는 하락세를 기록, 272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 "바이낸스는 다르다" 시장 낙관하지만…

바이낸스를 둘러싼 위기에도 자오 창펑 CEO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자오 창펑 CEO는 바이낸스 거래소를 둘러싼 공포가 조성되던 13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그저 FUD(공포, 불확신성, 의심)를 무시해라"는 멘트를 남겼다.

이어 USDC 인출이 재개된 후 14일 트위터에 "자금 순유출이 11억4000만달러 정도였으며 이는 전에도 있었던 일이다"며 "거래소 사업에 대규모 인출은 그저 스트레스 테스트 정도로 매우 흔한 일이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시장 전문가들의 견해도 자오 창펑 CEO와 다르지 않다. 실제 블록체인 분석 업체 아캄은 자체 데이터를 통해 바이낸스에는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개진했다.

아캄은 "바이낸스의 유출금은 FTX 사태 후 가장 큰 금액의 거래소 유출금이었다"면서도 "바이낸스의 준비금은 약 640억달러로 현재까지의 유출금이 바이낸스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측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의심의 불씨는 꺼지지 않고 있다.

한편, 온체인 분석 플랫폼 글래스노드는 시간 당 바이낸스를 통해 약 2000개의 비트코인(BTC)이 유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권승원 기자 k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