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 코인 시장, 지난해 폭락 후 좀처럼 회복 못해"
"USDC 자본 흡수한 테더, 시장 점유율 70%까지 높여"
"점유율 높은 테더, 무너지면 시장 대참사 이어질 수도"
온체인 분석 플랫폼 글래스노드는 13일 자체 주간 보고서를 통해 암호화폐 시장의 자산 유출과 최근 테더(USDT)의 스테이블 코인 시장 독점 심화 상황을 보고했다.
글래스노드는 2022년 4월 이후 스테이블 코인 시장에서 총 약 430억달러(한화 약 57조1083억원)의 자금이 유출된 상태라고 발표했다.
글래스노드가 공개한 스테이블 코인 시장 시가총액 그래프에 따르면 지난해 5월과 11월 스테이블 코인 시장에서 두 차례 자금이 크게 빠져나간 후 스테이블 코인 시장의 시총은 좀처럼 자금 유출 이전의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5월과 11월 암호화폐 시장은 '루나 사태'에 이어 'FTX 사태'를 맞이하며 큰 하락을 경험한 바 있다. 이 후 스테이블 코인 시장은 올해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는 듯 했지만 성장폭에서 큰 제한을 보이며 횡보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스테이블 코인 시장의 시총 하락은 암호화폐 시장의 상승을 제한하는 직접적인 척도이자 암호화폐 시장 자체의 자본 이탈로 해석된다. 스테이블 코인이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내 타 암호화폐를 구매하는 '기축통화'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반면 테더는 더 많은 자본을 유치해 스테이블 코인 시장 지배력을 최근 약 70%까지 끌어올렸다. 지난해 6월 기준 테더의 시장 점유율은 약 44%로 출범 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이후 점진적인 성장을 거듭했고 USDC의 자본을 흡수하며 1년여 사이에 26%포인트의 점유율을 더 높이는데 성공했다.
글래스노드는 "지난해 루나 사태와 FTX 사태에서 테더와 USDC는 순식간에 자본 유출을 경험했지만 USDC가 유출된 자본을 회복하지 못한 것에 반해 테더는 오히려 예전보다 많은 자본을 획득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서술했다.
일각에서는 테더의 스테이블 코인 시장 독점이 암호화폐 시장에 결정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존재하고 있다. 테더가 무너질 경우 이는 암호화폐 시장의 대량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해석이 테더의 독점을 우려하는 핵심 이유다.
실제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2월 테더사의 운영 투명성과 전문성에 많은 의혹을 표하며 테더사가 많은 위험을 갖고 있다는 소식을 보도한 바 있다. 당시 WSJ은 테더사의 지분 86%를 비전문가 4인이 통제하고 있으며 이들의 준비금 증명 또한 투명하지 않다는 뉴스를 보도했다.
이후 올해 6월 테더가 커브와 유니스왑 유동성 풀에서 갑자기 대량의 매도세를 겪으며 미국 달러와 연동성을 잃어버리는 현상을 보이자 시장은 일시적으로 큰 하락을 보였다.
권승원 기자 k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