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D 발행 중단 후 약 35억5000만달러 자금 유출
바이낸스, 거래 중단한 USDC·TUSD 매집해 눈길끌어
바이낸스 자체 스테이블코인 BUSD의 발행 중단에 BUSD의 자금이 타 스테이블코인으로 유출되며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지각 변동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트코인 닷컴은 BUSD의 발행 중단 후 BUSD의 시장 유통액이 약 35억5000만달러(한화 약 4조 6264억원) 감소되었다고 21일 보도했다. 이는 BUSD의 전체 공급량의 17.77%에 달하는 수치다.
BUSD는 지난 주인 14일 부터 발행이 중단된 상태다. 뉴욕 금융서비스국(NYDFS)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BUSD 발행사인 팍소스에 불안정한 재무 투명성을 이유로 발행 중단을 명령했기 때문이다.
이 여파로 발행이 약 8일 중단된 시점인 현재, BUSD의 시장 공급량이 약 20% 가량 감소된 것. 급격한 공급량 감소에도 BUSD의 시가총액은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여전히 3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타 스테이블코인으로 BUSD의 자금 유출이 지속되며 타 스테이블코인들의 성장과 BUSD의 하락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업체 난센의 데이터 연구원 마틴 리는 22일 바이낸스의 USDC 보유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틴 리는 22일 그의 트위터를 통해 "BUSD 발행 중단 이후 바이낸스의 USDC 보유량은 일주일 간 약 15억달러 증가했다"며 "바이낸스가 USDC 거래를 제공하지 않는 상황임에도 바이낸스의 USDC 보유량이 증가하는 상황은 매우 흥미롭다"는 글을 남겼다.
바이낸스는 지난 9월 거래소 내 USDC, 팍스달러(USDP), 트루USD(TUSD)의 거래 중단을 발표한 바 있다.
마틴 리의 지적처럼, 바이낸스의 스테이블코인 매집 현황이 크게 눈길을 끌고 있다. USDC와 함께 바이낸스가 거래를 지원하지 않는 스테이블코인을 추가 매집했기 때문이다. 지난 주 바이낸스는 지난 주 TUSD 5000만개를 구매, 발행한 사실을 발표했다. 자오창펑 바이낸스 CEO는 TUSD 발행 사실에 대해 16일 유튜브 질의응답 세션인 'AMA(Ask Me Anything)'에서 "스테이블코인 다양화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BUSD의 발행 중단에 큰 수혜자 중 하나는 테더(USDT)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테더는 22일 오전 9시 코인마켓캡 기준 시가총액이 704억달러(한화 약 91조7664억원)를 기록하고 있다. 테더 홀딩스가 15일 공개한 유동성 대쉬보드를 통해 공개한 시가총액이 약 691억8000만달러 대비 약 3% 증가한 수치다.
한편 미국 규제당국의 팍소스에 대한 스테이블코인 발행 중단 명령에 팍소스가 발행하던 스테이블코인 팍스달러(USDP) 역시 일주일 전 대비 공급량이 약 19.3%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내 코인 시장 관계자는 "BUSD가 규제 문제로 다소 순탄치 모습을 보이며 바이낸스 역시 포트폴리오의 다각화를 언급한 상태이기에 BUSD의 자금 유출과 타 스테이블코인의 시총 상승은 당연한 수순이다"며 "테더, USDC를 포함해 다양한 대안이 있기에 투자자들에게는 큰 고민의 이유가 없을 것"이라 지적했다. 이어 "BUSD가 힘들게 구축한 '스테이블코인 삼파전'은 다소 허망하게 끝날 가능성도 있지만 BUSD의 발행 주체가 결국 바이낸스라는 점을 생각할 때 더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승원 기자 k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