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이 CBDC에 가진 이점,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개방성 유지해 부분적인 민간 블록체인과 호환 계획 중"
"우려한 프라이버시 문제,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
영국이 부분적으로 블록체인을 통합한 CBDC 개발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톰 뮤튼 영란은행 핀테크 총괄은 28일 블룸버그 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최근 영란은행 회의에 주요 이사진이 CBDC의 블록체인 통합에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는 소식을 밝혔다.
그는 "회의에 참석한 누구도 CBDC의 블록체인 통합이 가진 이점을 확신하지 못했다"며 "CBDC의 블록체인 통합은 불투명한 상태다"고 말했다.
영란은행은 2021년 '디지털 파운드'로 불리는 CBDC 개발을 위한 '테스크포스'팀을 구성한 뒤 올해 2월 CBDC의 로드맵을 공유했다. 당시 영란은행이 공개한 CBDC 로드맵은 영국 내 금융 현대화를 목적으로 종이 파운드화를 디지털로 대체, 빠른 자본 거래를 강조했다.
하지만 당시 영란은행이 공개한 CBDC 로드맵은 개인의 CBDC 보유 한도를 2만파운드(한화 약 3316만원)로 제한하는 방침을 담아 영국 사회에서 큰 논란을 빚은 바 있다.
해당 논란을 인지한 듯 뮤튼 총괄은 "영국의 CBDC는 정부가 이미 일어난 CBDC 거래에 대해서만 열람이 가능할 뿐 거래 주체에 대해서는 어떠한 데이터를 갖지 못할 것"이라며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해 큰 문제는 없다"고 언급했다.
그는 "현금이 가진 익명성은 발행 주체가 선택한 것이 아닌 그저 종이로 발행되었다는 특성에 기인할 뿐 디지털로 발행되는 화폐에 이와 동일한 기능을 요구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미 90%의 통화가 전자 형태로 거래되고 있으며 해당 거래에는 모두 거래 흔적이 남는다"며 "프라이버시 문제에서 선택에 따라 현금과 전자 화폐를 사용하는 현재의 상황과 CBDC 발행 후의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설명했다.
영란은행은 블록체인 기반의 CBDC 대신 부분적인 블록체인 통합을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뮤튼 총괄은 "디지털 파운드가 블록체인을 통합할 시 이는 민간 부문의 블록체인과 호환되기를 원한다"며 "개방적인 형태를 유지할 것"이라 설명했다.
뮤튼 총괄은 CBDC 발행에는 규제 문제와 정계 합의 문제 등을 포함, 다양한 문제가 산재해 있는 만큼 추가로 수 년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영란은행이 CBDC에 대해 밝힌 아이디어는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CBDC에 보인 행보와 매우 유사해 눈길을 끌고 있다.
연준은 올해 7월, 실시간 달러 결제 시스템' 페드나우'의 출현을 예고했다. 최근 연준은 블록체인 기업 메탈리시어스와 협업을 통해 부분적으로 페드나우에 '메탈 블록체인'을 통합한다는 소식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페드나우의 사용자는 페드나우에 예치된 달러를 '페이팔' 및 '벤모'와 같은 결제 처리 앱을 통해 메탈 블록체인에서 발행된 달러로 환전 할 수 있을 예정이다.
한편 영국의 CBDC는 리플과의 연관성에서 암호화폐 커뮤니티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영란은행이 2월 공개한 CBDC 로드맵 보고서는 디지털 파운드의 개발 과정 중 '실시간 총액 결제 시스템(RTGS)' 부문에서 리플을 언급했다. 해당 보고서는 디지털 파운드화 연구 사례로 2017년 리플과 함께 분산원장기술을 연구한 사례를 지목하며 "리플은 서로 다르게 설계된 RTGS 간 효율적인 자금 거래를 가능케 하는 기술을 선보였다"고 서술했다.
권승원 기자 k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