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저해하는 권력 남용 제거 목적
상무 이사직 개설…前 위원장 지원 불가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을 해고하는 법안 발의가 예고되며 '反겐슬러' 움직임이 포착되기 시작했다.
미국 공화당 데이비슨 워렌 하원의원은 17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SEC 위원장직을 해임하는 법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워렌 위원은 겐슬러 위원장의 권력 남용을 지적, 겐슬러 위원장의 '만행'을 막기 위해 이와 같은 행동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워렌 의원은 '겐슬러 위원장 해고 법안' 발의 예고는 폴 그로월 코인베이스 법률총괄의 트위터 포스팅에서 시작되었다.
앞서 16일 그로월 총괄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SEC의 내부 문제를 지적한 헤스터 피어스 SEC 위원의 발언을 인용, SEC가 혁신 수용을 위해 규제 법률을 조정하는 대신 옛 규제를 엄격하게 집행하는 방식으로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겐슬러 위원장의 의지를 반영한 SEC가 혁신을 반영하지 않은 규제를 산업에 그대로 적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는 점을 지목한 것.
워렌 의원은 그로월 총괄의 포스팅에 댓글을 통해 'SEC의 권력 남용'에 동의하며 이를 저지하기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워렌 의원은 "SEC 위원장직을 없애고 이를 상무 이사(Executive Director)직으로 대체, 위원장직을 지낸 인사가 상무 이사직을 수행할 수 없다는 조항을 담은 법안을 발의할 것"이라며 "악습을 바로잡기 위함이다"고 서술했다.
최근 겐슬러 위원장은 지난 달 말과 이번 달 14일에 열린 하원 청문회에 참석해 암호화폐에 증권법 적용 원칙을 주장하며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추가 조사와 규제 집행을 예고했다. 그는 대부분의 암호화폐가 증권에 속한다는 주장과 함께 증권법의 권위를 강조, 암호화폐 산업 규제의 '현대화'를 이뤄 투자자와 시장 보호에 나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의 이런 주장에 코인베이스를 비롯한 암호화폐 커뮤니티는 격렬한 반발에 나섰다.
심지어 같은 조직마저 이를 외면하고 나섰다. 피어스 SEC 위원은 14일 공식 성명을 통해 "SEC의 최근 행보는 침체, 중앙화, 국외 추방, 소멸 등의 키워드를 고스란히 내세웠다"며 "나는 이에 반대하는 바이다"는 멘트를 남겼다.
암호화폐 규제 관할권 쟁취를 향한 겐슬러 위원장의 완고한 고집에 암호화폐 커뮤니티와 같은 조직인 SEC, 그리고 입법부가 합심해 거부 반응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
실제로 겐슬러 위원장의 행보와 이에 대한 반발은 암호화폐 커뮤니티를 넘어 규제 관할권 분할을 진행하고 있는 미국 상품거래위원회(CFTC), 그리고 미국 입법부 일부 세력에서 시작된 바 있다.
지난해부터 겐슬러 위원장은 비트코인(BTC)을 제외한 대부분의 암호화폐는 증권이라는 원칙 하에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독단적인 규제 관할권을 주장,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엄격한 규제 집행을 이어왔다.
겐슬러 위원장의 완고한 규제 집행 의지는 미국 정치계 내 '反SEC 세력'을 만드는 한편 겐슬러 위원장에 대한 퇴임 청원 등 다양한 모습으로 겐슬러 위원장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지고 있다.
권승원 기자 k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