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닷컴, ETH 32만개 게이트아이오로 송금
게이트아이오, 거래소 준비금 인증 완료 후
크립토닷컴에 오송금 ETH 물량 일부 반환
크립토닷컴, 거래소 준비금 중 20% SHIB 구성
1년 간 FTX에 약 1조 3244억원 송금내역 밝혀져
FTX의 붕괴 후 크립토닷컴, 게이트아이오 등 다수의 유명 거래소들의 의심스러운 자금 유동 현황이 공개되며 시장 내 대형 거래소 파산을 둘러싼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크립토닷컴과 게이트아이오 간 석연찮은 자금 이동 내역으로 인해 시장은 큰 혼란에 빠졌다. 두 거래소가 FTX 파산 후폭풍을 피하기 위해 준비금을 거짓으로 꾸몄다는 의혹이 퍼지면서다.
의혹은 지난 28일 FTX가 파산 위기에 처할 당시 커뮤니티 요구에 의해 게이트아이오가 거래소 준비금 증명을 완료하면서 크립토닷컴이 보유한 대규모의 이더리움(ETH) 물량이 게이트아이오로 이동된 트랜잭션이 나왔기 때문.
크립토닷컴은 지난달 21일 약 32만개의 이더리움을 게이트아이오로 송금했다. 이는 당시 약 4억 달러(한화 약 5270억) 가치로 크립토닷컴이 보유한 전체 이더리움 보유량 중 약 80%를 차지하는 물량이다. 이 후 게이트아이오는 거래소 준비금 증명을 완료한 날 하루 뒤인 29일 해당 물량을 크립토닷컴으로 반환했다.
29일 이더리움의 가격 급증으로 인해 크립토닷컴은 약 4억5600만 달러 어치의 이더리움 28만5000개를 돌려받았다. 약 4만개 가량의 감소된 물량을 반환 받았음에도 이더리움의 가격 상승으로 더 큰 금액을 돌려받은 것.
크립토닷컴은 이번 달 12일 거래소 준비금 증명을 완료했다.
시장에서는 FTX 사태로 거래소에 대한 시장의 의심이 커진 가운데 두 거래소가 대형 자금을 주고 받으며 빈 잔고를 채우는 식으로 준비금 증명을 완료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크립토닷컴의 크리스 마잘렉 CEO는 "회사 소유의 콜드월렛 주소로 보내려던 이체가 화이트리스트에 오른 다른 주소로 보내졌다"며 "오송금은 철저한 실수다"란 입장을 표명했다. 이어 "현재 크립토닷컴을 둘러싼 루머는 공포를 선동하는 'FUD'다"며 오송금이 이뤄지기 전인 19일 게이트아이오의 거래소 준비금 월렛 스냅샷을 공개했다.
크립토닷컴 CEO의 해명에도 크립토닷컴의 자체 토큰 크로노스는 한주 간 약 50% 하락했다. 현재 크립토닷컴과 게이트아이오는 두 거래소 간 대규모 이더리움 오송금과 반환, 그리고 준비금 증명 이후 이뤄진 미묘한 반환 날짜에 대해 답변하지 않고 있다.
FTX 사태를 일으킨 바이낸스의 자오 창펑 CEO 역시 크립토닷컴을 비난하고 나섰다.
그는 "거래소들이 자신들의 월렛 내역을 공개하기 전 대규모의 암호화폐 송금이 일어나는 경우는 대부분 해당 거래소에 명백히 자금 유동성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며 "(해당 거래소에서)떨어져 있어라"는 멘트를 남겼다.
또한 12일 공개된 크립토닷컴의 준비금 내역도 큰 논란이 일고 있다. 크립토닷컴의 경우 거래소 준비금의 약 20%가 '밈코인'인 시바이누(SHIB)로 구성, 많은 이들을 경악케 했다.
크립토닷컴에 대한 흉흉한 소문은 꼬리를 물고 번져나가고 있다. 우 블록체인은 지난 1년 간 크립토닷컴이 FTX로 약 10억 달러(한화 약 1조 3244억원) 상당의 테더(USDT)와 USDC를 송금했다고 13일 보도했다. 현재 마잘렉 CEO는 이 송금건에 대해서도 침묵을 지키고 있는 상황이다.
크립토닷컴은과 게이트아이오는 거래량 면에서 글로벌 16위와 18위, 신뢰 점수 측면에서 글로벌 10위와 11위를 차지하고 있는 글로벌 대형 거래소들이다.
권승원 기자 ksw@